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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푸드 비즈 트렌드] 기후변화로 인한 과일 ·채소 값 인상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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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한의 푸드 비즈 트렌드] 기후변화로 인한 과일 ·채소 값 인상은 언제까지
  • 슈가한
  • 승인 2024.03.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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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매 시장에 나갔다가 과일과 야채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선뜻 지갑 열기가 어려웠다. 특히 일 년 내내 먹던 사과 값이 왜 이리 올랐는지 상태가 아주 안 좋은 사과는 물론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거의 두 배가 오른 느낌이다. 수입할 수 없는 품목이라서 그렇다면, 다른 과일이라도 빨리 수입해서 다른 나라 과일 맛을 즐기면서도, 소비자 지출 비용도 줄여주는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왔는데, 제철 과일인 망고, 파파야, 파인애플, 란조네스 (lanzones) 등이 엄청나게 싸고, 맛있었다. 특히 필리핀 망고의 대략적인 도매가격은 1킬로당 3,000원에서 7,000원 선이다. 망고가 평균 1개당 200g이므로 크기별로 4, 5개가 되며, 가격은 개당 600 – 1,750원 정도면 맛있는 망고를 맛볼 수 있다. 파파야 역시 1킬로 당 378 – 594 원 정도이다. 인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빠르게 수입해 국내 시장에 나오면 가계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100년 동안 한반도의 기온은 1.5℃ 상승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기온 상승치(0.74℃)보다 높다. 한국에서도 열대과일에 대한 수요 증가와 온난화에 대비한 농가의 새로운 소득 작물 발굴 등으로 인해서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재배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토마토, 고추, 초콜릿, 커피, 와인, 감자, 옥수수, 블루베리, 오렌지, 복숭아도 영향 받을 듯

브라질과 인도에서는 바나나 생산량이 감소했다. 바나나는 열대 기후를 선호하는데, 기온과 강수량이 변화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기온 상승의 부산물인 곰팡이 질병의 증가로 바나나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하고, 비료, 에너지, 노동 비용의 상승과 근로자 부족으로 인해 바나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망고 생산을 많이 하는 인도는 높은 기온과 불규칙한 강수량으로 인해 망고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기후와 토양 조건에 민감한 포도 재배가 온도 상승과 강수량 변화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른 서리, 폭우, 가뭄과 같은 기상 조건으로 인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196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의 국가에서는 생산량이 10-30% 감소했고, 이탈리아는 12% 감소했다.

커피 생산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커피 종 124종 중에서 약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와 함께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소비되는 주요 종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라비카는 2080년에 멸종될 수 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았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최적 재배 온도는 18-22도인데 모든 지역이 극심한 더위로 인해서 재배 토지의 양이 줄어들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크게 영향을 받을 농작물로 토마토, 고추, 초콜릿, 감자, 옥수수, 블루베리, 오렌지, 복숭아 등을 꼽았다.

이렇게 야채와 과일 값이 오를 때에 외식업계에서는 빠르게 메뉴를 수정해야 한다. 과일을 적게 쓰는 대신에 다른 디저트나 저렴한 야채를 이용한 샐러드, 새로운 채소 요리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일 수 있으므로 할인, 쿠폰, 특별 이벤트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한다. 소비자들은 외식 가격이 오르니, 집에서도 외식하는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쉽게 만든 메뉴를 마트에서 구입한다. 이런 메뉴를 사다가 집에 있는 다른 재료를 조금만 추가해도 집밥 느낌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높은 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과일 및 채소 값 인상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을 준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월급으로 생활하는 소비자들은 수입은 한정된 상황에서 물가가 오른 과일을 덜 먹게 된다. 특히 식품 비용이 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저소득 가구는 더 어려움을 겪는다. 전쟁, 코로나, 기후변화 등 예상치 못한 변화가 예전보다는 더 자주 생기는 요즘, 정부, 기업, 가정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글 한태숙(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사진 픽사베이

 

슈가한(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박사.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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